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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복병, 갑상샘
다이어트는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만약 갑상샘 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갑상샘은 나비 모양으로 생긴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 중 하나입니다. 갑상샘의 위치는 목의 아래쪽에서 앞쪽 부분에 있습니다. 갑상샘의 가장 큰 역할은 '티록신'이라고 불리는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으로 분비하는 것입니다. 티록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에너지 발생을 촉진하는 호르몬입니다. 또한 체온을 유지하고 뇌, 심장, 근육과 같은 중요한 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합니다. 갑상샘은 체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갑상샘이 충분한 호르몬을 생산하지 못하는 것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 부르는데,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걸리면 신진대사가 느려집니다. 신진대사는 섭취한 영양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느려진다는 것은 에너지 소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말과 같습니다. 따라서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되기 쉽고, 이는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상샘에서 호르몬이 너무 많이 생성되는 것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진행되어 정상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방의 소모가 늘어나 체중 감소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으면 신체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심할수록 체중 증가가 더 심한 경향을 보입니다. 대략 2~5kg 정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만인 성인 중에서 10%에서 최대 60% 정도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흔합니다. 가벼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일지라도 얼마든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갑상샘 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체중 감량이 일어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알약 형태로 먹을 수 있게 만들어진 갑상샘 호르몬이 이러한 용도로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약을 먹으면 체중이 감소하다가도 사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금세 다시 증가합니다. 게다가 갑상샘 호르몬을 불필요하게 과량으로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 불면증, 두통, 생리불순,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만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다면 다이어트가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낮을수록 기초 대사량이 낮습니다. 기초 대사량이 낮으면 똑같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가 적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으려면 남들보다 더 적게 먹어야만 합니다. 더 움직이고 덜먹어야 하니, 혼자만 하드 모드로 다이어트를 하는 셈입니다.
보디 프로필의 다이어트 위험성
팬데믹이라고 불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3년 이상 우리의 일상을 괴롭혔습니다. 감염으로 인한 후유증 말고도 전반적인 신체 건강,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꺼림에 따라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것 중 하나는 바로 운동입니다. 일단 다들 밖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격리 조치와 외출 제한 조치가 해제되고 일상이 점차 회복되면서 그동안 참아 왔던 사람들이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그동안 집 밖을 나가지 않고 덜 움직이고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확진자가 아니라 확 찐 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이 체중 증가를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찐 살을 빼려는 동기와 더불어 운동과 미용 트렌드가 부활하며 우리나라에서 보디 프로필이 유행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극도로 미를 추구하는 편입니다. 보디 프로필의 의도가 일정 부분 변질하였다는 뜻입니다. 보디 프로필은 전문 사진 스튜디오에서 몸을 촬영한 사진을 뜻합니다. 특정 순간에 사람의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여기서 '특정 순간'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자신의 가장 예쁜 모습만을 기록하기 위해 보디 프로필을 찍지만, 이는 그 순간만 대변할 뿐입니다. 보디 프로필 촬영이 끝나면 수분 섭취도 정상적으로 하고 그동안 못 먹었던 음식을 다시 먹으면서 '사진 속의 나 자신'은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보디 프로필을 촬영하려면 최소 3개월 정도의 준비 시간을 가집니다. 스튜디오 촬영을 예약한 뒤 몸을 만들기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5개월 정도의 사간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에 단기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근육을 늘리고, 많은 양의 체중과 지방을 감량하도록 스케줄을 짭니다. 장기적인 효과가 아닌 단기적인 효과만을 염두에 두고 엄격한 운동과 식단 관리를 시키는 것입니다. 특히 촬영 한 달 전부터 진행하는 식단 관리는 매우 엄격합니다. 체지방을 극단적으로 빼야 해서 닭 가슴살, 고구마, 채소 등의 제한적인 식사만이 소량만 제공됩니다. 이렇게만 먹고 하루에 2~3시간씩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합니다. 근력 운동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체지방 감량이 더 중요하다 보니 유산소 비중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사람들은 한 달만 참으면 끝이라는 생각과 평생 한 번 찍는 보디 프로필이라는 생각으로 힘든 과정을 이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몸을 혹사한다는 점에서 결코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은 아닙니다. 촬영이 끝나면 고생한 자신을 축하하기 위해서 보상 심리가 발동됩니다. 극단적인 폭식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이것은 최악의 다이어트 유형 중 하나로, 몇 달 동안 음식 섭취를 줄였기 때문에 음식 특히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갈망이 시작됩니다. 보디 프로필 촬영이 끝났으니 드디어 그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다는 보상 심리 때문에 더 쉽게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은 잉여 에너지를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당 4kcal의 에너지를 내지만, 지방은 1g당 9kcal의 에너지를 내기 때문에 지방이 가장 효율적인 저장 수단입니다. 그런데 우리 몸은 굶주리는 기간 동안 기다리며 영양 결핍에 계속해서 대비하고 있습니다. 긴축 재정을 실행하고 있다가 영양분이 많이 들어오는 순간 곧바로 저장하는 것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디 프로필 촬영 후 식단을 원래대로 돌리기만 했는데도 체중 증가가 즉각적이며 증가한 체중을 되돌리기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적절한 영양분의 공급이 부족해지면 면역력도 나빠집니다. 보디 프로필 촬영을 위해 3개월 정도에 걸쳐 20kg 이상을 감량했지만,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린 사례도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몸에 공생하고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약해지는 순간 공격을 시작함으로써 감염되는 것입니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붉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잡힌 후 심한 가려움과 통증을 유발합니다.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후유증으로 신경통이 오래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대상포진뿐만 아니라 감기나 독감도 걸리기 쉬워지고 전반적인 몸의 무력감이 찾아옵니다. 보디 프로필 촬영은 자신감의 상징이 될 수 있어서 그 자체가 가지는 동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과 이를 둘러싼 문화는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누구나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보디 프로필을 찍을 수 있지만, 이것을 과도하게 부추기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속할 수 없는 다이어트이며, 유행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건강한 식사의 30-30 법칙
바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30분이면 30분, 1시간이면 1시간 만에 후딱 식사를 해치우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촉박하고 사람들이 몰리는 식당이면 마음도 급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15분 만에 빠르게 식사를 마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혼자 먹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과 같이 먹으면 더 빨리 먹게 됩니다. 특히 남성 직장인들은 정말 식사를 빠르게 해치웁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적어도 음식을 한입에 넣으면 30번 씹고 삼키고, 30분에 걸쳐서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30번 씹고 30분 동안 먹기, 이것이 바로 '식사의 30-30 법칙'입니다. 이 30이라는 숫자는 1800년대 후반에 다이어트 전문가로 불렸던 '호레이스 플레처'라는 사람이 주장한 것입니다. 그는 씹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별명이 '위대한 저작자'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주장을 따르는 유명인도 많았고 그의 추천을 따르는 것을 뜻하는 '플레처리즘'이라는 용어도 유행했습니다. 아무튼 플레처에 따르면 천천히 씹는 것이 그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합니다. 원래 그는 비만이었고, 마흔 살이었음에도 건강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많이 씹는 식이요법만으로 70kg 이상을 감량했고 건강이 좋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씹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체가 음식에서 영양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포만감이 많이 들어 음식도 덜먹게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30번 씹는 것은 그저 간단한 지시일 뿐이고, 실제 플레처의 지시는 음식에서 마지막 맛이 사라질 때까지 씹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음식을 삼키기 전에 기본적으로 액체와 같이 되어야 한다고 했고, 그 상태에서 삼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씹느라 턱이 나갈 지경일 텐데 말입니다. 사실 플레처의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지만 실제로 음식을 천천히 씹으면 포만감이 더 많이 듭니다. 그러면 음식을 덜먹을 수 있으며 이는 체중 감량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화가 천천히 되니까 소화를 통해 음식에서 얻는 영양분의 양도 더 많아집니다. 그렇다면 왜 30번 이상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이 좋은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의 소화 기관은 위부터 시작하지 않습니다. 입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입에서 하는 중요한 일은 2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음식물을 씹음으로써 더 작은 덩어리로 쪼개는 것입니다. 그리고 침이라는 훌륭한 소화 효소를 분비해서 탄수화물의 실질적인 소화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하는 실험 중에서 부피가 같은 각설탕 2개를 각각 물에 녹이며 녹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비교하는 실험이 있습니다. 모든 조건은 동일한 상태에서 하나의 각설탕은 저어 주고 나머지는 가만히 두면, 저어 준 각설탕이 무조건 먼저 녹습니다. 왜냐하면 전체 부피가 같아도 물에 닿는 표면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큰 덩어리의 각설탕을 잘게 쪼갤수록 표면적이 커지고 그러면 물과 닿는 면적이 늘어나서 더 빨리 녹는 것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충분히 씹고 삼켜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식을 잘게 씹어서 더 작은 덩어리로 만들수록 타액, 위액, 장액과 같은 우리 몸의 소화액에 노출되는 표면적이 늘어납니다. 따라서 소화액이 더 잘 작용하고 효율적인 소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음식을 씹지 않고 그냥 삼키듯이 급하게 식사하면 속도 더부룩하고 가스가 많이 차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덩어리가 너무 큰 나머지 위와 장이 과로하게 되고, 소화의 효율도 떨어지므로 음식에서 얻는 영양분도 적어져 버립니다. 입에서 음식을 충분히 씹으면 음식과 침의 혼합이 잘됩니다. 침은 고체인 음식물이 식도를 잘 통과하고 위에서 소화가 더 부드럽게 잘 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침에는 '에밀 레이스' 또는 '아밀라아제'라고 부르는 탄수화물을 직접 소화하는 효소가 있습니다. 에밀 레이스는 녹말을 엿당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쌀밥을 오래 씹으면 단맛이 느껴지는 이유기도 합니다. 한국인은 쌀밥 위주의 식사를 많이 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욱 많이 씹어야 합니다. 특히 한국인이 많이 먹는 쌀의 품종은 '자포니카'인데, 다른 품종보다 찰지고 점성이 높은 편입니다. 현미, 찹쌀, 보리와 같은 잡곡은 더 단단하므로 주의 깊게 씹어야 합니다. 음식물을 잘게 쪼개고, 침으로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것 말고도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씹으면서 먹어야지 뇌의 포만 중추에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충분히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렙틴 호르몬을 설명할 때, 식사를 시작하고 렙틴이 분비되어 뇌에 작용해서 포만감이 들게 하는 데까지 최소 20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그 시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30분 이상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식사를 덜 해도 상대적으로 배가 더 불러오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게눈 감추듯 흡입해 버리면 배가 부른 느낌이 들기도 전에 이미 과식을 해 버리는 것입니다. 과식을 해 버렸는데 포만감이 뒤늦게 몰려오면 속이 갑자기 더부룩해지고, 음식물로 빵빵해진 위는 고통받게 됩니다. 천천히 먹으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매우 부르다고 느끼기 때문에 식사량이 줄게 됩니다. 천천히 먹는 것이 다이어트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너무 빨리 먹는 사람과는 되도록 점심을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서 빨리 먹더라도 꿋꿋하게 천천히 잘 씹어 먹는 습관을 지켜 나가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먹는 도중에 계속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있지 말아야 합니다. 잠시라도 쉬는 사이사이에 내려놓은 것이 먹는 속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숟가락보다는 젓가락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숟가락은 한 번에 많이 퍼서 입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빨리 먹기 쉽습니다. 젓가락을 많이 사용하면 '깨작깨작 먹는다'라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지만, 더 천천히 조금씩 먹는 데는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건강한 식사를 위한 30-30 법칙, 당장 내일 점심시간부터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