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렙틴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은 식욕 억제 호르몬입니다. 그렐린이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적이었다면, 렙틴은 식욕을 낮추면서 다이어트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렙틴은 밥을 먹고 20분 정도가 지나면 분리되기 시작합니다. 렙틴의 역할은 주로 식욕을 떨어뜨리고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렐린이 위에서 분비되었다면, 렙틴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됩니다. 지방 세포는 말 그대로 지방을 전문적으로 저장하는 세포입니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주된 수단이 지방인만큼 지방 세포에는 많은 양의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 저장은 인슐린, 글루카곤, 코르티솔 등 다양한 호르몬에 의해 조절됩니다. 예를 들어 인슐린에 의해 지방 세포는 혈액 중의 당분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합니다. 하지만 지방 세포는 단순히 지방을 저장하는 일뿐만 아니라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도 합니다. 지방 세포가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지방 세포는 단순히 지방을 저장하는 곳을 넘어 하나의 당당한 내분비 기관으로서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방 세포가 분비하는 호르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렙틴입니다. 렙틴은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식욕 억제 호르몬입니다. 지방 세포에서 렙틴이 분비되면 혈액을 타고 이동하여 뇌에 있는 렙틴 수용체에 결합합니다. 섭식 중추는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곳이고 포만 중추는 배부름을 느끼게 하는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배부름을 느끼게 하는 포만 중추에 렙틴이 결합합니다. 포만 중추에는 렙틴 수용체가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렙틴 수용체에 렙틴이 결합하면 비로소 식욕이 떨어지고 배부름을 느끼는 것입니다.
렙틴과 비만과의 관계
친구들과 뷔페에 가면 저마다 먹는 양이 다릅니다. 누구는 한 접시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서너 접시 이상 먹어도 배가 안 차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밥을 어느 정도 먹으면 렙틴이 분비되며 식욕을 떨어뜨리고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렙틴에 둔감해져서 남들만큼 먹어도 식욕이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더 많이 먹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렙틴 저항성'이라고 합니다. 렙틴에 저항한다는 뜻인데, 우리 몸이 렙틴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렙틴이 아무리 많이 분비되어도 우리 몸이 알아채질 못합니다. 그러니 식욕이 잘 떨어지지 않고 계속 먹기만 하는 것입니다. 렙틴 저항성을 가진 사람들은 계속 배가 고프고, 음식물 과다 섭취와 체중 증가를 나타냅니다. 이것은 비만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됩니다. 실제로 비만 환자 중 많은 경우가 '고 렙틴 혈증'을 나타내는데, 이는 체내 렙틴 농도가 계속 높다는 뜻입니다. 렙틴이 넘치고 남아도는 상황임에도 식욕이 줄지 않아 먹고 또 먹습니다. 어찌하여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 빠지는지는 바로 렙틴은 많이 분비되지만 분비된 렙틴이 우리 뇌에 충분한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배가 부르니까 그만 먹으라고 렙틴이 아무리 소리쳐도 뇌는 듣지 못합니다. 오히려 뇌는 렙틴이 부족하다고 착각하면서 우리 몸에 더 먹으라고 명령을 내리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몸살에 걸려 본 적 있을 것입니다. 몸살에 걸리면 계속 으슬으슬하고 춥습니다. 옷을 아무리 껴입어도 춥습니다. 하지만 체온은 40도에 가깝게 올라가 있습니다. 렙틴에 대한 뇌의 착각도 이와 유사하게 매우 역설적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비만인 사람들은 평소 많이 먹기 때문에 몸에 에너지는 매우 풍부합니다. 하지만 뇌는 반대로 에너지가 매우 부족하다고 인식해 버립니다. 그래서 에너지를 더 많이 저장하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니 계속 살이 찌는 것입니다. 매운 음식을 한 입 먹으면 처음에는 정말 맵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두 입 세 입 먹다 보면 그 매운맛이 점점 약하게 느껴집니다. 이것을 '순응'이라고 합니다. 강한 자극을 계속 느끼면 감각 기관이 피로를 느끼고 무뎌집니다. 렙틴도 마찬가지입니다. 렙틴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뇌에서 렙틴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렙틴이 많지만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이러한 상황이 바로 '렙틴 저항성'입니다. 비만인 사람은 렙틴이 높아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합니다. 식욕 억제가 되지 않고 포만감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음식을 조금만 덜먹어도 극심한 배고픔을 느낍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은 지 조금만 지나도 식욕을 강하게 느낍니다. 렙틴의 역설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운동이 아니라 6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너무 무리한 강도의 운동보다는 6개월 이상 지속할 수 있는 강도의 운동을 할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하루에 30분 이상, 1주일에 3일 이상의 운동이면 충분합니다. 주변의 비만인 중에서 운동을 시작해서 1~2개월의 단기간에도 충분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는 경우는 많습니다. 빠르면 운동을 시작한 지 2주일 만에 체중이 5kg 이상 감량되는 일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평소에 안 하던 운동을 하니 일단은 칼로리 소모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잠시뿐입니다. 도저히 살이 빠지지 않는 한계에 곧 봉착합니다. 6개월 이상 지속하지 못하고 그만둔다면 몸속 깊이 자리 잡은 렙틴의 마수를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렙틴의 악순환을 뿌리째 바꿔야 하는데 단기간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결국 운동을 그만두면 다시 살이 쪄 버립니다. 몸이 기억하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습관이라는 것이 그만큼 무섭고, 그 습관은 바로 호르몬에서 비롯됩니다.
렙틴 다이어트
렙틴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렙틴 저항성의 원인으로 가장 자주 지목되는 것이 바로 비만과 스트레스입니다. 특히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그런데 코르티솔은 뇌에서 렙틴의 작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코르티솔 때문에 우리 뇌는 렙틴을 잘 받아들일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렙틴 저항성 그리고 비만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 좋은 생활 습관으로 렙틴 저항성에서 벗어나 보아야 합니다. 대신 식욕을 낮추는 렙틴의 이점을 살린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첫째, 건강한 숙면을 합니다. 렙틴은 수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의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렙틴의 수치가 감소하며 오히려 그렐린의 수치가 높아져서 식욕이 증가합니다. 렙틴과 그렐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하루에 최소 6~7시간 정도는 자는 게 좋습니다. 또한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몸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렙틴이 뇌에서 작용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렙틴이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 숙면은 꼭 필요합니다. 둘째,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입니다. 밥을 먹으면 소화가 시작되고 혈당이 높아집니다. 혈당은 혈액 내의 당분 수치입니다. 그런데 밥을 먹는 행위를 뇌가 인식해서 렙틴이 분비되는 데까지 약 20분의 간격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렙틴이 분비되기도 전에 밥을 허겁지겁 다 먹어 버리면, 뒤늦게 배부름을 느끼더라도 이미 과식을 해 버린 후입니다.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면 식사 속도도 자연히 느려집니다. 그러면 렙틴이 온전히 작용할 시간을 벌어 렙틴은 마음껏 일할 수 있게 됩니다. 밥을 적당히 먹으면 자연스럽게 배도 불러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식사하는 것도 좋습니다. 셋째, 고지방 음식을 피합니다. 요즘 저 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가 주목받고 있는데, 갑자기 고지방식을 피하라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지방식은 실제로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됩니다. 고지방식은 뇌를 교란시켜서 렙틴이 잘 작용하지 못하게 합니다. 여기서도 뇌가 렙틴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렙틴 저항성을 또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지방식을 많이 섭취하기보다는 영양소 균형이 잘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렙틴이 일을 잘하도록 하려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3대 영양소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3대 영양소의 균형은 탄수화물 30%, 단백질 30%, 지방 30%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길 권장합니다. 특히 단백질의 비율이 높은 식사를 할 때 렙틴이 가장 잘 분비되고 작용도 원활하다고 합니다. 아침 식사로는 약 20~30g의 단백질 공급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달걀 1개에 약 7g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달걀로 따지면 약 3~4개 정도에 해당합니다. 넷째, 식사는 제때 먹고, 저녁 식사 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는 되도록 제시간에 챙겨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야식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특히 자기 전 3시간 전부터는 되도록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야식이 삶의 낙이라는 사람도 많지만, '야식 증후군'이라는 표현까지 존재할 정도로 야식은 다이어트에 좋지 않습니다. 오후 7시 이후에 먹는 음식량이 종일 먹은 음식량의 절반을 넘는 상태가 바로 야식 증후군입니다. 어른들이 '밥은 제때 챙겨 먹어야 한다'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모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진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음식을 먹는 양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16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에 배정되었는데, 한쪽은 이른 시간에 식사하게 했고, 다른 쪽은 그로부터 4시간 후의 늦은 시간에 식사하게 하였습니다. 단, 두 그룹의 식사량은 같았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체중과 식욕 상태를 매일 점검하였습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도 측정하였습니다. 실험 결과 더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체중과 지방 비율이 확연히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식욕도 확실히 증가했다고 답하였습니다. 특히, 이들은 저녁 식사를 매우 늦은 시간에 하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야식을 먹은 셈입니다.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보니 식욕 유발 호르몬인 그렐린의 수치는 12%나 더 높았습니다. 반면 식욕 억제 호르몬 렙틴의 수치는 6% 낮아져 있었습니다. 특히 아침에 기상한 직후에는 그렐린 수치가 무려 34% 더 높게 관찰되었습니다. 밤늦게 식사를 했는데도 아침 일찍부터 식욕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버린 셈입니다. 야식의 폐해는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야식은 보통 고칼로리에 나트륨 폭탄입니다. 이는 성인병과 같은 각종 질환으로도 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