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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과 다이어트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먹는데 살이 더 찌는 것 같다면 호르몬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에 있어서 운동과 식단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단백질, 식이섬유와 같은 영양소에 대한 팁은 많습니다. 근력운동, 인터벌 운동과 같은 획기적인 운동 방법에 대한 팁도 널려 있습니다. 하지만 호르몬에 대해 들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렐린, 렙틴,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에 대해서는 이름 정도만 들어 봤거나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사실 호르몬은 운동과 식단을 넘어 다이어트의 원동력 그 자체입니다. 호르몬 없이는 운동도 식단도 제대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최고 일꾼입니다. 뇌가 모든 것을 감독하는 지휘관과 같은 존재라면, 그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행동대장이 바로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에서 하달한 명령을 올바르게 실행하고, 최종적으로 근육을 움직이거나 물질을 분비하게끔 하는 것이 바로 호르몬의 역할입니다. 뇌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일을 도맡아 하는 호르몬 없이는 일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만 호르몬은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완벽한 조력자가 될 수 있지만, 반면 다이어트를 망치고 살을 찌울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다이어트와 관련된 수많은 호르몬이 있습니다. 렙틴, 인슐린, 성호르몬, 성장 호르몬은 식욕, 신진대사, 체지방 분포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면 그렐린은 배가 고플 때 분비되어 식욕을 높이는 호르몬이고, 렙틴은 배가 부를 때 분비되어 식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다이어트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 쉽게 비만이 됩니다. 식욕 조절이 되지 않아 더 많이 먹게 됩니다. 에너지 소모량도 줄고 체지방 축적도 늘어납니다.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유독 살이 찌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상샘 호르몬은 체중에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는 것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는 뜻입니다. 똑같이 먹어도 신진대사가 활발한 사람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습니다. 반면 갑상샘 호르몬이 적은 사람은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에너지 소모량이 적기 때문에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더 쉽게 찐다는 이야기입니다. 호르몬은 다이어트를 포함한 신체의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만큼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호르몬은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문제가 됩니다.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면 당뇨병, 암, 심장병, 자가면역 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호르몬 불균형을 예방하려면 평상시에 식사를 잘 챙겨 먹어야 합니다. 다이어트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잘 먹으라니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챙겨 먹으라는 것은 많이 먹고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필수 영양소를 빠뜨리지 않고 잘 챙겨 먹으라는 말입니다.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잘 만들려면 아미노산, 지질, 비타민과 같은 영양소의 섭취가 필수적입니다. 아미노산은 우리가 먹은 단백질이 분해되어 얻어지는 것입니다. 아미노산 중 하나인 티로신은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의 원료입니다. 트립토판은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원료입니다. 아미노산이 중요한 만큼 지질도 중요합니다. 지질 중 하나인 콜레스테롤은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주원료입니다. 필수 영양소를 잘 챙겨 먹으면서 수면 부족, 스트레스, 알코올을 조심해야 호르몬의 원활한 분비가 이루어집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칼로리를 먹는데 살이 더 찐다면 호르몬 불균형부터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호르몬과 항상성
항상성이란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 중 하나로 생명이 자기 자신의 최적화된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려는 특성을 말합니다. 항상 똑같게 하려는 것이 바로 항상성인 셈입니다. 항상성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생명체에게 있어서 항상성이 깨진다는 것은 생명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입니다. 항상성이 영구히 깨지는 것은 곧 죽음입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균 기온이 여하 55도인 남극에도 생명체가 삽니다. 수심 1만 미터의 심해에도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습니다. 추운 북극에 사는 북극곰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털가죽 아래에 두꺼운 지방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막에 사는 동물들은 수분 부족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몸에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반응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식사하기 시작하면 체내의 혈당 수치 상승을 막고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췌장에서 분비됩니다. 충분한 식사를 하면 지방 세포에서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는 식사로 굶주림을 해결하고 포만감을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주 에너지원인 혈당을 높이고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동차가 연료로 움직이듯 에너지 공급이 잘 돼야 모든 신체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는 겁니다. 에너지 공급을 포함해 호흡, 체온 유지, 혈액 순환과 같이 중요한 항상성은 크게 2가지 체계를 통해 유지됩니다. 첫 번째는 신경계, 두 번째는 호르몬으로 대표되는 내분비계입니다.
호르몬과 신경계의 관계
신경계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교감 신경은 싸움과 도주로 대표되는 반응을 조절합니다. 주로 급박한 상황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몸을 흥분시키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동공이 커지고 심박수가 늘어나며 호흡이 가빠집니다 이와 같은 반응들이 교감 신경에 의해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가 운동할 때는 주로 교감 신경이 관여합니다. 심박수를 높이고 근육을 활성화하며 호흡이 가빠지게 됩니다. 시험을 보거나 남들 앞에서 장기자랑을 할 때도 교감 신경이 관여하여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반면 부교감 신경계는 휴식과 소화로 대표되는 반응을 조절합니다. 동공이 작아지고 심박수와 호흡수는 줄어듭니다. 편안한 휴식 상태가 됩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침이 절로 나옵니다. 이와 같은 반응들이 부교감 신경에 의해 일어나게 됩니다 운동이 교감 신경과 관련이 깊다면 식사와 소화는 주로 부교감 신경과 관련이 깊습니다.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쉬는 동안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 위장에서 소화를 시키고 에너지를 몸에 저장합니다.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을 합쳐 자율 신경계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자율 신경계는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일합니다. 즉,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기에 의식적으로 절대 조절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침이 고이는 것,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시키는 것,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 등 모두 자율 신경계에 의한 반응이므로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습니다.
호르몬과 내분비계의 관계
신경계도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하지만 내분비계 또한 중요한 호르몬의 대표입니다. 내분비계라는 단어를 그대로 풀어보면 우리 몸 안에서 무언가를 분비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이 호르몬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만 해도 당뇨병은 걸리면 꼼짝없이 사망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병이었습니다. 당시의 당뇨병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사망했을 정도로 당뇨병은 위험하고 치료가 어려운 병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당뇨병 진단을 받더라도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고 관리 요법과 함께라면 기대 수명만큼 사는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이처럼 눈부신 발전에는 바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발견이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인슐린의 발견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으로, 캐나다의 외과 의사인 프레드릭 밴팅 박사에 의해서 발견되었습니다. 박사는 개를 이용한 동물 실험으로 인슐린을 발견하였습니다. 개 한 마리의 체장에서 추출한 물질을 다른 개에게 주사하였는데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혈당을 낮추는 물질을 따로 분리해 내는 데에도 성공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인슐린이라고 명명하였고, 실제 당뇨병 환자에게 처음으로 주사를 하게 됩니다. 이 물질을 주사로 맞은 당뇨병 환자는 정상적인 혈당 수치를 회복했고 체중도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이후 수많은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의 발견 덕분에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니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발견은 의학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입니다.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정도로 인슐린은 중요한 호르몬이지만, 우리 몸에 작용하는 호르몬은 인슐린 말고도 수십 가지는 더 있습니다. 아드레날린,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도파민 등입니다. 게다가 모두 인슐린 못지않게 생명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랑의 호르몬, 스트레스 호르몬 등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 본 익숙한 말입니다. 호르몬이란 우리 몸의 기능을 조절하려는 목적으로 특정한 세포에서 분비하는 물질입니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소에는 뇌, 갑상샘, 위, 췌장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분비된 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이동해서 심장이나 근육과 같은 여러 목표 지점에 영향을 미칩니다. 호르몬이 조절하는 우리 몸의 기능에는 우리가 잠이 들기 전에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우리가 운동할 때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전환해서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 우리가 무리한 단식을 할 때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코르티솔 등이 있습니다. 호르몬의 분비에는 뚜렷한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예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호르몬마다 해당 호르몬을 도맡아 분비하는 특정한 분비샘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 분비샘은 뇌하수체 전엽과 후엽, 췌장의 랑게르 한스 섬, 부신 피질과 수질, 갑상샘 등 다양합니다. 호르몬은 반드시 혈관을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혈관을 통하지 않고 이동하는 물질은 호르몬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침이나 위액은 호르몬이 아닙니다. 혈관을 통하지 않고 그냥 입이나 위로 직접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의 훌륭한 조력자 또는 방해꾼이 될 수도 있는 호르몬을 제대로 안다면 식욕 조절과 다이어트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